과거에도 정치성향은 뚜렸했고, 치열했지만 모든 글에 정치를 연결시키지 않았어요
(깁니다)
제 기억은 그렇습니다.
제 정치성향상 요즘말하는 2찍들이 활동하는 곳엔 살 수가 없으니까 그건 확실합니다.
존대말하는 디씨 그 느낌이었고, 어떤 분 말대로 밤이면 미혼들이 셀카 올려서 걱정되는 등 자신을 드러내는 데에 불안감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클리앙은 피터지게 싸우면서 즐겁게 노는 안전한 장소였습니다.
그때는 이렇게 모든 일에 정치를 연결시키지 않았습니다.
정치성향이 그랬지 정치글로 도배되지도 않았습니다. 정치글 보다도 더 많은 자신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매일매일 고양이 사진 올리는 분도 계셨죠. 그때 익숙한 닉네임들이 지금도 보이면 혼자 좋아하곤 합니다.
클리앙은 편하게 여러 잡담하는 그런 게시판이었어요.
그런데 어느날부터 정치글이 많아지고,
정치 성향을 평상시에 드러내지 않으면, 다른 시사적인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운 분위기가 되더군요.
- 너 왜 그렇게 말하냐. 2찍이냐.
- 지금 A가 중요한데 넌 왜 B를 말하냐. 논점 흐리기냐. (너 2찍이냐.)
- ㅇㅇ이는 지금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하는데 너 왜 딴지거냐. (너 2찍이냐)
무엇이든 귀결은 암묵적으로 2찍이냐로 흘러가더군요.
그러면서 메모되고 박제되고.
왜 이렇게 변했지??? 생각해보면 테라포밍이니 밭갈이니 그런 이야기 들리면서 같습니다.
우리 클리앙은 2찍으로부터 지켜야한다!
그러려면 조금이라도 반대되는 의견이 있다면 싹을 잘라버려야한다!!
그때부터 빈댓글도 많아졌구요.
검색해보면 2020년도부터인데, 반대되는 의견을 강하게 나무라는 조짐은 솔직히 그 전부터 있긴 했죠.
이해합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미리미리 방어해야죠.
솔직히 여기 틀딱 많네.라는 생각을 한두번 해본 게 아닙니다.
물론 저도 틀딱입니다.
일반글 올라세요~라고 하지만 분위기는 딱히 그렇지 않습니다.
한때 유머글을 열심히 올렸지만 시들해져서 그만뒀습니다.
정치글용 게시판을 따로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정치가 생활인데 왜 구분하냐!!며 반대가 많아 무산된 것으로도 알고 있구요.
저도 밖에 나가면 꼴통1찍인데
여기오면 답답합니다.
준거 커뮤니티가 클리앙인데 이곳에서 자유롭지 못하니 그렇습니다.
말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2찍으로 보이지는 않을까. 계속 고민하다 넘기죠.
1찍이면 2찍티가 안 날텐데???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주구장창 1찍티를 내지 않으면 그렇게 오해를 하시더군요? 너 왜 갑툭튀해서 그런 이야기하냐고. 의심스럽다고.
이러다간 모공엔 특정 글만 올라오고 고립될 것 같습니다.
전사만 남는 거죠.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고,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합니다.
아이돌 커뮤를 보면 "마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분위기에 마이너스되는 플로우를 만드는 글"입니다.
심하면 욕 뒤지게 먹지만, 적당하면 서로 토론하며 올바른 정보를 알려주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뒷담화 대신 앞담화를 통해 올바른 정보를 알아가자는 거죠.
마플을 올리는 자의 말투와 자세가 중요합니다.
분위기 타서 그냥 한번 적고 싶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