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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감상적인, 어제 경기(삼성 vs 한화) 직관 감상문.

M
케투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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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라도 이야기를 안 하면 정말 화가 많이 날 거 같아서... 감상문을 써 보려고 합니다.


저는 82년 원년부터 타이거즈를 응원하다가 결혼 후 한화 이글스 팬 와이프 때문에 개종(?)을 한 11년 차 이글스 팬입니다.


매년 3-4회 정도 직관을 갑니다. 올해도 이번이 3번째이고... 저번 직관은 장모님 모시고 수원에 갔는데 노시환이 3홈런을 치고도 진... 역사적인 그 경기였네요.


어제 대전에서 일이 있어서 저는 일을 좀 보고... 와이프는 KTX를 타고 내려 왔습니다. 경기장 도착해서... 문동주 마킹한 어센틱 유니폼을 사고(125,000원 지출), 입장을 했습니다.


경기를 보면서 정말 화가 많이 났습니다. 단순히 져서 화가 난 게 아니고(11년 동안 한화 경기를 봤으면 얼마나 많이 지는 걸 봤겠습니까) 지난 10여년 간 하위권을 전전하면서 프로야구팀 코스프레를 하는 이 팀에 대한 쌓여 있던 화가 한꺼번에 확 터지는 느낌이었습니다.



1. 하... 주석... 꼬여버린 일주일


어제 삼성 선발 라인업에 있던 김지찬과 김성윤은 공식 프로필 상의 키가 163cm입니다. 야구 선수로 성공하기에는 굉장히 열악한 신체 조건이죠.


경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어제 한화가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간 건 김성윤의 3루타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건 출루한 후 2번의 희생 플라이로 3루까진 간 것... 특히 2루에서 3루 갈 때는 도저히 갈 수 없을 것 같던 좌익수 플라이였는데 기어이 진루를 해 버리고 말죠. 진짜 그 장면에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수비를 위해 출전했던 하주석의 9회 클러치 에러와는 너무나 비교되는 플레이였습니다. 음주 사건 이후 팀에 복귀해서 .114의 타율. 집중해서 수비만 성공 시켰어도 어제 경기는 가져 올 수 있었죠. 물론 플레이하다 보면 에러도 할 수 있고... 그게 야구이지만 어제 그 에러는 그게 하주석이었기에 더욱 용납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주석의 에러로 주현상, 김범수, 장시환, 박상원을 쓴 경기를 내줬고 박상원은 9회에만 34개를 던졌습니다. 일단 오늘 경기는 당연히 출전 불가이고 이번 주 많이 던지게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죠.



2. 그러니까 이도윤을 쓰라고 제발...


하주석이 없으면 유격수를 볼 선수가 없나요? 시즌 내내 증명하고 있는 이도윤이 있습니다. 오선진도 뒤에 버티고 있고 2루에는 문현빈이 있죠. 하주석이 도대체 이 세 명보다 잘하는 게 하나라도 있나요?


팬들이 보고 싶은 건 승리 뿐만이 아니라 열심히 해서 주전으로 자리 잡는 이도윤 같은 선수의 성공 신화입니다. 선수의 성장도 가로 막고, 1군에서 뛸 수 있는 준비가 1도 안 되어 있는 하주석을 이 시점에서 왜 써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를 않네요.


더군다나 이도윤이 한화에서 플래툰으로 유격수를 뛰어야 할 성적이냐? 그것도 아닙니다. 올시즌 기준으로 타율이 우완 투수에게 .308, 좌완에게 .255이고 이 성적은 다른 모든 유격수 경쟁자들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실책도 7개입니다. 아주 안정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올해 유격수 자리에서 큰 무리 없는 수비를 보여 주고 있죠.


어제는 7회부터 나온 이도윤의 원맨쇼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9회 그 에러만 아니었다면 말이죠.


3. 이 팀의 방향은 어디인가


수베로 감독을 자르고 나서, 손혁 단장과 최원호 감독은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걸 믿을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요? 그 후 여전히 한화는 9위 자리에 있고(그 아래에는 이정후가 시즌 아웃 된 키움만 있을 뿐입니다), '육성'이라는 이름 아래 차근차근 선수들을 성장시키겠다는 계획 역시 서서히 붕괴되고 있습니다.


이미 5강 싸움이 물 건너 간 상황에서, 감독이 '문동주 120이닝 제한을 다시 생각해 보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면 팬들이 납득을 합니까? 160km를 던질 수 있는 신인을 30이닝만 써도, 30홈런 때릴 수 있는 유망주가 6홈런에 그쳐도 참으면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유망주들을 차근차근 선진 야구 방식으로 키워서 몇 년 뒤에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감독이, 그리고 단장이 그 원칙을 다 깨 버리려고 하고 있고, 팀 성적은 다시 아래로 향하고 있습니다. 팬들은 구장에서 와서 몇십만원씩 써 가면서 경기를 보는 걸 생각하면... 양심이라는 게 좀 있어야죠.


이도윤처럼 시즌 내내 증명을 한 선수가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다른 어떤 선수가 희망을 볼 수 있을까요?


4. 더욱 걱정되는 것


이러한 팀 상황 속에서 더욱 걱정되는 것은 올 시즌이 이대로 진행된다면 이 팀에서 MVP와 신인왕이 동시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시안게임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현재 가장 유력한 MVP 후보는 노시환이고, 신인왕은 문동주가 문동ㅈ까지는 적어 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암흑기 내내 류현진이라는 선수 하나 때문에 야구를 봤던 팬들은 이제 다시 노시환 - 문동주 둘만 야구하는 한화 이글스를 보게 될 지도 모릅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게 되면 노시환의 서비스 타임은 3년 밖에 남지 않게 됩니다. 금메달 따고 오면 한화에서는 당연히 노시환을 장기 계약으로 묶으려 하겠지만 쉬운 일은 아니겠죠. 전성기의 노시환 + FA 초반 꾸준할 채은성 + 점점 더 에이스에 다가설 문동주에 2년 뒤 한국으로 와 주면 너무 고마울 류현진까지... 이 계획이 딱 맞아 떨어져야 2025년 신구장 개장을 하면서 5강 컨텐더, 아니 그 이상을 바라 볼 수 있을텐데 지금의 이러한 분위기라면 신구장이 오픈해도 꼴찌를 헤매고 있는 한화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복귀 뒤 메이저리그에서 1점 대 방어율을 찍고 있는 류현진은 시즌 끝나고 최소한 2년 계약은 받을 가능성이 크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게 된다면 1-2년 뒤에는 노시환을, 3-4년 뒤에는 문동주를 군대에 보내야 하죠(문동주는 한 번 도전할 가능성도 있지만). 30대 후반에 들어설 채은성은 3-4년 뒤 하락세를 맞게 될 것이고 결국 팀에는 남는 것이 하나도 없게 됩니다.



화가 나서 막 써 봤는데... 진짜 마음이 아팠던 건 한화 경기를 보면서 항상 좋아하는 와이프가 어제 너무 실망을 많이 했던 것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져도 그렇게까지는 실망하지 않는데 어제는 정말 크게 실망하더라구요.



그나마 긍정적이었던 것은...


1. 성심당 빵은 정말 맛있다

2.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안에 있는 농심가락우동 열무메밀국수도 맛있다

3. 팥빙수도 맛있었다


였습니다.



이러고 오늘 야구 하는지 안 하는지 살펴 보고 있는 제가 참... 한심하네요.


이글스 팬들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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