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박경리 선생님 토지 전집 오늘 질렀습니다.
아마도 오늘 후쿠시마 핵폐수 방류가 결정된 게 결정적 이유로, 오래 전부터 사고 싶던 토지 전집을 오늘 인터넷으로 구매하였습니다.
제 인생 대하소설 2개가 있는데 하나가 조정래 선생님의 태백산맥 , 하나는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입니다.
둘다 중고딩 때 읽었는데요.
하나는 공산주의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막연한 반감이 있던 저에게 그야말로 컬처 쇼크를 주었었구요.
하나는 10대부터 문학적으로 깊이 빠져들어 소설 인물들이 지금까지 저와 같이 살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조선의 고고하고 강한 기품을 상징하는 최서희 편에 서서 성공하기를 바랐고, 용이와 월선댁의 사랑은 마음 아팠으며(월선댁이 죽는 장면에선 지금도 눙물..), 아름답지만 기구한 명희에게 연민의 감정을 가지게 되고, 양현이 사랑하는 사람과 잘 되기를 바라게 됩니다. 기타 많은 등장인물들이 다 너무 친근합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깊고 날카로운 분석과 묘사, 역사 인식과 다양한 사상에 대한 작가의 심도 있는 의견과 비판들이 어려서 그런지 잘 와닿지는 않았어요. 다만 대단한 소설이라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부분들이 너무 좋습니다.
특히 일본인들과 일본 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담긴 문장도 여럿 있습니다. 그게 집약된 게 일본 산고이지요..
그런데 왜 그렇게 토지를 많이 읽었으면서 왜 토지 전집을 오늘 샀는가 하면,
제가 20대 때 헌책방에서 솔출판사에서 나온 15권 전집세트를 사서 생각나는 부분들 다시 읽곤 했는데...
3년 전 장거리 이사를 오면서 가지고 있는 많은 책을 버렸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토지였구요. 아마 헌책으로 사서 새책으로 다시 산다고 생각하고 버린 것 같아요.(김약국의 딸도...ㅠㅠ 이것도 다시 사려고 합니다.)
하지만 나남출판에서 나온 21권짜리 세트 양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망설였구요..인터넷에 토지 전체 내용이 텍스트로 올라가 있는 게 있어 저장해 보는데 전 책은 종이로 보는게 가독성이 높더라구요.
그래서 올해 마로니에북스에서 새 양장본으로 나와, 오늘 질렀습니다.
아래는 제가 듣고 있는 일당백 유튜브에서 토지 관련 영상입니다.
저와 같이 박경리 선생님의 대명작 토지를 좋아히시는 분은 보세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