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고가도로는 안전등급 D를 받아 더 이상 제 기능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1970년대 건설되어 이미 수명이 다한 고가도로를 철거하거나, 새로 건설해야 하는데

이 새로 건설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새로 건설하는 안에는 서울역 고가도로 그대로 다시 건설하는 방안도 있었지만

그 근방을 덮어서 재개발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었습니다.

이런 개발 방식은 여러 곳에서 이미 수행되었고 기술적으로 가능했습니디만...

그 밑에 다니는 국가 핵심 철도망이 만의 하나 멈추게 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위험한 공사이기도 했습니다.

1988년, 2003년 서울역 민자역사 개발 사업 때와 다르게 2004년 KTX 개통 이후 교통량이 엄청 증가했고 중요성도 차원이 달라졌습니다. 고속 철도이기에 위험성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래서 재건축이나 전면 재개발을 선택하기는 어려웠던 측면도 있었고, 박원순 시장 때 대규모 건설 사업을 되도록 지향하는 방향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철거나 보행로 개발이냐 정도가 현실적인 안이었습니다.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비는 380억원이었고, 철거비는 80억 정도였으니, 보행로로 남겨두고 활용하는 방안이 현실적 타협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서부역이 워낙 낙후되다 보니 고가도로가 그냥 없어지면 워낙 불편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습니다. 

서울역고가도로가 워낙 낡고 위험하다보니 하중 때문에 흙을 깔 수도 없어서 현재 콘크리트 화분 형식으로 올려놓을 수밖에 없었고, 상업 시설도 건설하기 힘든 측면도 있었습니다.

그냥 실적 쌓으려고 한 게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조건 속에서 그나마 서울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었습니다.

제가 이 사업에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지만 관련 프로젝트를 하며 우연치 않게 사업 과정을 볼 수 있어 알게 된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