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티켓값은 한국영화계가 정하는 게 아닙니다.
대문에 영화관련 글이 여럿 올라왔는데 몇 가지 설명 드리고 싶은 점이 있어서 글을 씁니다.
1. 영화티켓
영화업계 구성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제작 (말그대로 제작에 참여하는 제작사, 매니지먼트사, 후반작업사 등등등)
투자: 배급사, 2차 판권사, 각종 펀드, 개인 등등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
배급: CJ 엔터테인먼트, 롯데 엔터테인먼트, NEW, 메가박스 등
극장: CGV, 롯데시네마 등등
여기서 영화티켓의 가격을 정하는 건 정확히 말하면 CGV, 롯데시네마 같은 극장입니다. 한국영화도 틀고 외화도 틀고 하는 극장들이 말그대로 자기들 시설사용료를 올리는 거라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한국영화가 정신 못차리고 영화티켓 값이나 올린다'는 말은 어불성설이에요.
2. 그러면 영화티켓 값을 올리면 한국영화계는 전혀 이익이 없느냐?
극장대 영화의 수익배분율은 대개 5:5입니다.
극장에서 50%를 배급사에 정산해주면 우선 투자금(총제작비)을 회수합니다.
이후 수익이 났을 경우 남은 금액을 배급사와 제작사가 나눠갖습니다. 이건 8:2, 7:3 등등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즉, 티켓값을 올리면 제작사도 이익이긴 합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제일 마지막에 정산받는 곳이 제작사입니다. 그것도 이익이 났을 경우에요. 그러니까 티켓값을 올려 한국영화계가 잘 먹고 잘 산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오늘 무슨 이유에선지 한국영화를 비판하는 글이 여럿 올라와 공감을 얻고 있더군요. 이 외에도 여러가지 오해를 바로잡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그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서 엄두가 나질 않네요. 그래서 티켓값에 대한 팩트만 적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건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커플이 3시간 동안 에어컨 시원하고 시청각 시설 빵빵한 커다란 극장에서 팝콘 먹으며 데이트하면 4~5만원 쯤 나옵니다. 대부분 주차료도 없고요. 고물가 시대에 이보다 더 경제적인 문화생활은 없는 거 같은데, 왜 영화티켓에만 이렇게 유독 박할까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