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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안살아도 괜찮아요. 괜찮은데.

M
케투
202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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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열심히 안살면 진짜 개ㅈ된다는걸 어느날 깨달아버리고 말았어요.

그날도 평범한 날이였어요.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준비 하다가 잠깐 의자에 앉아서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 ㅅ발. 내 나이 40까지 재산이 이게 전부인가?'

 

중간에 사업실패 두 번. 사실상의 이제는 직장이 되어버린 이 식당종업원 일.

보증금 500 월세 40만원짜리 방 하나.

 

이게 내 인생의 전부라고?

 

갑자기 몸에서 핏기가 싸악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 때부터 온갖 시나리오가 떠올랐어요.

폐지줍는 60대의 나. 공공근로 나가는 70대의 나.

병원에서 지어온 약 들고 단칸방으로 기어들어가 라면하나 먹고

약봉지 약 털어넣고 티비보다가 잠들어버리는 나라는 노인.

바스락거리는 벌레소리.

깜빡거리는 백열등.


의료기술도 좋아지고 젊었을때 뭘 잘 쳐먹어놔서

죽지도 못하고 겨우겨우 살아가야 하는 그런 삶.

그런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어요.

 

"40대에는 그래도 괜찮았어. 20대를 보며 부러워하긴 했지만 여전히

나에겐 기회가 있을거라고 생각했거든. 그 때 했었어야 했어.

그 때... 그 때 시작만 했더라도."

 

그런 후회를 하는 내가, 눈에 너무 선하게 보이더라고요.

지금 열심히 일을 하고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거 그게 중요한게 아니였어요.

그 생각 들자마자 그날 하루는 진짜 개짓거리 안하고 일만 하고 돌아와서

집에서 술도 안마셨어요. 제로콜라 한병 놓고 진짜 인생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죠.

 

그래서, 내가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일까요.

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잠들었지만 그 다음날부터 저는

제가 생각해도 미묘하게 뭔가 바뀌었어요.

 

우선 말수가 많이 줄어들었어요. 떠들어본들 진짜 부질없는 이야기가

절반인데... 싶으니 말도 잘 안나오더라고요.

그 날부터는 의식적으로 술을 안마시는게 아니라 그냥 본능적으로 안마시게 됐어요.

쉬는날 은행으로 가서 적금비중을 더 늘렸어요. 어디론가 무작정 돌아다녔어요.

오늘 술 마셔야지 생각이 드는 순간 소름돋을 정도로 내가 혐오스럽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바뀌고 있어요. 가 아니고요.

진짜 바뀌지 않으면 개 ㅈ되는건 물론이고

내가 태어난 의미를 완전히 부정당하는거에요.

내 스스로 나를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일이죠.

그렇게 비참한 삶의 끝자락에서 나는 그 때 가서야,

어쩌면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절규할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세상이 아니라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믿음이 든 이 순간,

지금부터 뭐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로 나는 생의 마지막에

세상탓을 하며 죽어갈지도 몰라요.

 

그래서 뭔가 이것저것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안살아도 괜찮아요. 괜찮은데,

그건 내가 열심히 살았던 결과로 잘 살고 있을 때 할 수 있는

그런 말이고요. 지금은 뭔가 열심히 할 때 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고 있습니다.

안하면 진짜 줘터집니다.

내 과거에게 줘터지는 미래는 없어야겠죠.

 

뭐 그런겁니다.

뭐라도 시도하는걸 넘어서 유의미한걸로 만드는 중입니다.

이미 시작됐고요. 더 ㅈ되기전에 그나마도 빨리 시작한거라면

한게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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