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有]3년 전, 사업이 망해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소식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지금부터 정확히 3년 하고 1일 전, 사업이 망해 신용등급이 떨어져 읍소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 1편[22.02.23] : [자영업자] 죽고 싶습니다
http://todayhumor.com/?bestofbest_452092
* 2편[22.02.24]: [자영업자]며칠 전에 죽고 싶다고 한 사람입니다
http://todayhumor.com/?bestofbest_451991
* 3편[22.02.28] : [자영업자]죽고 싶었는데.. 여러분들 덕에 힘을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todayhumor.com/?bestofbest_452226
당시 많은 오유 분들께서 위로의 말씀과 도움을 주셨고,
해당 시기를 기점으로 정말 많은 힘을 얻어 일종의 리부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제가 운영하던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마침 첫 글로부터 3년이 지났고, 당시 여기에 계신 분들께 큰 도움을 받았기에
내용을 공유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되어 후속으로 글을 남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황이 많이 나아졌습니다.
*설명
: '22년 2월 당시 신용점수는 401점(KCB)이고 상환잔금은 1.35억 가량이었습니다.
여기에 사업자 대출은 표시되어 있지 않아서 대략 2억 가량입니다.
: '25년 2월 현재 신용점수는 716점으로 315점 상승했으며,
여기에 표시되지 않은 사업자 대출 상환금은 대략 1,300만원 가량으로 보입니다.
오른쪽 스크린샷 상 남은 대출금이 대략 62백만원이고
저 금액에는 23년도에 받은 2금융권 대출이 대략 1,500만원 섞여있어서,
전체적인 상환 금액은 대략 1억원입니다.
*요약
(1) 개인신용대출상환금액 134백만-62백만 = 72백만
(2) 신규 대출금 = 15백만
(3) 사업자 대출 상환금 = 13백만
이므로 (1)+(2)+(3) = 1억원 가량을 총상환금으로 추정합니다.
{본문수정 및 이미지 수정(년도 오기재)합니다. 2025.02.24 07:50a.m.}
0. 당시 상황
당시 1억 3천 4백만원에 사업자 대출을 더해 대략 2억원의 빚이 있었는데,
잔고가 바닥나고 매출이 멈추면서 상환불능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읍소 글을 올리고, 도움을 요청하고, 다행에 다행을 더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회생/파산을 권유하셨는데, 저는 그냥 버티기로 했습니다.
이 악물고, 마음 독하게 먹고 연체 이력이 남든 어쩌든 그냥 갚기로 했습니다.
1. 실행 내용
상황을 받아들이고 목표가 명료해져 실행으로 넘어갔습니다.
소유하고 있던 차량 리스 상품을 승계해서 보증금 1600만원 가량을 빼서 급한 불을 껐습니다.
당시 경기나 이율이 모두 괜찮았고, 차량 역시 괜찮은 조건이어서 금방 나갔습니다.
전세집에 물려 있던 1,000만원 가량의 자부담 분을 빼내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다행히 전세집 조건이 좋아서(외곽지 3룸 전세 8,000) 승계자가 금방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오유에서 제가 당시 판매하던 손세정제를 구매해주신 분들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제가 보유하고 있던 취미용품들도 수시로 정리해서 터진 둑을 막듯,
온몸에 오물이 튀더라도 눈을 질끈 감고 버텼습니다.
모자라면 모자란대로, 남으면 남는대로 빚을 갚고 또 갚았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기억하는 첫 천운들입니다.
2. 사무실로 도망
그러고는 도망치듯 제가 살던 전세방에 있던 모든 짐을
동탄에 있던 어느 지식산업센터에 있던 제 사무실로 옮겼습니다.
이사 시간을 평일 저녁으로 잡아, 사실상 야반도주였습니다.
15평 남짓한 공간에 주민등록도 없이, 통창문 앞에 옷걸이나 짐을 놓아 제 모습을 보이지 않게 했고
바닥에는 박스를 깔고 그 위에 전기장판을 놓고 이불을 깔아 약 3개월을 생활했습니다.
거기에는 자리만 만들어두고, 일을 하러 다녔습니다.
지방선거가 있던 시즌이라 지방과 수도권,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다녔습니다.
그렇게 돈을 박박 긁어모아 6월 초에 400만원을 주고 중고 해치백을 한 대 샀습니다.
미팅, 촬영, 행사 등 이동이 많은 일을 하게 되다보니 최우선적으로 차가 필요했습니다.
3. 난생 처음 반지하로 들어오다
그 뒤 그 사무실 계약이 7월로 종료되었습니다.
남은 재고는 근처에 월세 7만원짜리 창고를 구해 대충 욱여넣고,
남은 돈 300만원을 탈탈 털어 보증금을 마련해 수원 모처의 반지하 셋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이사비와 보증금, 이외 그 달에 상환할 돈을 내고 나니
당연지사 사무실에 박혀있던 보증금으로는 모자랐습니다.
당장 손에 잡히는 것부터 시작해 지난 3년 간 약 1억 가량 어찌저찌 상환했습니다.
현수막 설치, 출력물 제작, 디자인, 상세페이지 제작...
들어오는 일이면 무조건 고개를 꾸벅 숙이고
'감사합니다, 착수하겠습니다!'라는 인사를 입에 붙이고 살았습니다.
철강과 화장품 회사에서 구매 담당자로 영업자들에게 칼을 휘두르던 기억을 살려,
내가 원한 영업자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예스맨이더군요.
그래서 예스맨 하기로 했습니다.
문과 출신이지만 디자인 툴을 다룰 일이 워낙 많아졌는데,
일이 막힐 때마다 이를 악물고 유튜브와 구글을 검색해가며 버텼습니다.
여전히 미팅 때만 되면 반지하 냄새가 날까봐 섬유유연제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영화 기생충을 떠올리면 미소가 씁쓸하게 나곤 합니다.
4. 주 사업 부문 운영 과정과 결과
사업 분야를 바꾸어 콘텐츠 및 기획 분야에 재도전했고,
나름대로 결과치를 내고 있습니다.
4-1. 주요 포트폴리오
부끄럽지만 제가 지난 3년 간 쌓은 것들 중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주요 포트폴리오들입니다.
* 관공서/기업체 홍보영상제작(기획, 촬영, 편집) 다수
* 소외 지역 캠핑 축제 7회 개최 파운데이션 멤버(22년 - )
* 소외지역 기업 리브랜딩 및 Apple 코리아와 우수 콜라보 사례 선정
- 애플 부사장 대상 비공개 영어 PT
- 주요 일간지 보도(중앙, 이데일리, 연합 등)
- 애플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 클래스 참가자 대상 메인 스피커 초청
4-2. 진행 과정 상세
천만다행으로 딜링 단가도 빠르게 올라주었습니다.
처음(22년)에는 15만원, 50만원 이었던 수주 건들이
100만원, 300만원, 500만원, 1000만원을 지나오며
작년 말부터는 2,000만원 가량 건들도 핸들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체 및 관공서가 모두 준용하는 수의계약 한도이기 때문에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자영업자는 알바비까지도 매출이라 그 규모를 정확히 알기는 힘든데,
22년에는 대략 9천만원 정도 매출을 낸 것으로 보이고,
23년에는 1억 중반 정도였습니다만,
24년 매출은 약 8천만원으로 대단히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다행히 작년부터 만나는 사람이 수시로 도움을 주어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물심양면으로요. 각골난망이라 결혼할 생각입니다.
(자기야, 사랑해.)
4-3. 개선점
자영업 해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저 정도 매출에서는 수익이 아무리 높더라도 실질적인 삶의 실은 직장인의 약 1/3에서 1/5 수준입니다.
즉 매출이 1억 2천이라고 하면 직장인 연봉 기준 2500-4000만 원 정도라고 보면 맞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월 상환액이 300만원 내외이고 여기에 각종 고정비를 더하면 남았다고는 하기 힘든 수치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
> 아직 가시적이지 않지만 파이프라인 확장이 정비돼간다는 것
> 어디선가 상환할 돈은 계속해서 생긴다는 것
> 대출 완제 시점이 하나둘 다가온다는 것
등등은... 저에겐 정말 천운입니다.
저는 감지덕지 정도가 아니라 정말 세상 모든 것에 감사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 모든 게 여러분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5. 천운
저는 정말 천운이 따랐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매번은 아니지만, 도움을 청하면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받은 일들이 나름의 발전을 이루어
여전히 힘들지만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것.
저보다도 더 뛰어난 능력을 갖고도 선택받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에 비하면
저는 신세 한탄을 할 군번도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6. 향후 계획
이제 상환도 반환점을 돌아, 올해부터는 완제 건들이 나올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저는 주저없이 재대출을 받을 생각입니다.
그 중 일부는 이율 높은 2금융권 대출을 대환부터 할 생각입니다.
국가에서도 대환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신청 오픈 1분 내에 마감되기 일쑤이고,
설령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상품 설계가 워낙 까다롭게 되어 있어서 허들도 높습니다.
그래서 그냥 시중 대출을 이용하여 스트레스를 줄일 생각입니다.
그러고서 남는 자금은 제가 가진 포트폴리오를 고도화시키고 깊이를 더할 생각입니다.
어쩌다보니 노는 것들(캠핑, 소외지역 리브랜딩, 낚시 등)로 돈을 벌게 됐는데,
요컨대 확장을 위한 대출이 아니라 내실을 정리할 목적의 자금을 대출받고자 합니다.
사업의 고비는 5년차부터라고들 합니다.
제 고비도 아직 제대로 오려면 2년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가 승부처이고, 내년에 정리를 제대로 해야
내후년부터 찾아올 진짜 위기를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뭔지는 모르지만, 아마 세무조사나 사업 상 송사 등
주로 법적인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이건 담당자가 걸자고 걸면 걸리는 거라서 미리미리 대비 방법을 세우겠습니다.
7. 소회
앞서서도 말했지만, 저는 능력 이상의 대우와
한 것 이상의 감사한 마음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돌아보면 그 모든 난관들,
> 21년 말-22년 초의 파산위기부터
> 할 줄 모르는 일을 만나 지금도 수시로 머리를 쥐어뜯고,
> 희망을 갖고 사업을 굴려 차분히 오르던 매출이 갑자기 나타난 경쟁자에 의해 반토막 나는 위기,
> 할 수는 있는데 도저히 데드라인을 맞출 수 없을 때 느끼는 무력감 등등..
그 때마다 나타난 도움의 손길들과
조상이 물려주신 괜찮은 몸과 마음 덕에 버텨내게 됐던 모든 순간들...
저는 제 능력으로 사는 게 아님을 다시금 느낍니다.
성공의 시옷에도 아직 이르지 못했지만,
인생 공부 정말 빡세게 한 지난 4-5년 간의 기간 동안
직시하지 않고 외면한 많은 것들이 한 번에 고속의 밀물처럼 저를 적시고 나갔습니다.
갯벌에 발이 박혀 꼼짝없이 죽을 운명이었지만
간신히 숨쉴 높이까지만 물이 찼다가 나갔달까,
조류가 밀어닥치면 버틸 수 있도록
허벅지와 허리 같은 큰 근육은 남기고 발이 빠졌달까..
그런 느낌입니다.
8. 마치며
작년부터는 좀 아팠습니다.
때 아니게 24년 8월에 코로나에 걸렸는데,
그 이후로 이전의 식사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지난해 12월-1월에는 운전을 너무 많이 했더니(두 달간 1만 키로 가량)
요추 인근에 근막염이 와서 허리를 아예 펴지도 굽히지도 못하니 환장하겠더군요.
그 덕에 여자친구의 닥달을 못이겨 간 병원에서 뜻밖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원래부터도 무릎이 좀 안좋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엑스레이에 이어 초음파를 대보시고는
'무슨 일을 어떻게 했길래 젊은 사람(88년생)이 양쪽 무릎 연골이 다 나갔냐'라고 혼을 내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가혈 치료를 권하셨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자금 회전을 시키려다보니 당장 치료는 꿈도 못 꾸는 상황인데
마침 여자친구가 간호사 출신이라 몸이 우선이라며 서로 막 울면서 싸웠습니다.
올해는 닥친 일들이 조금 씩 정리되는대로 몸도 함께 돌보아야 하겠습니다.
산만하게 썼습니다만, 앞으로는 틈나는대로 나누며 함께 살고자 합니다.
나라가 안팎으로 상당히 시끄럽습니다.
상황이 정리되기까지 정말로 길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이 글이 재미로 읽히든, 뿌듯함으로 읽히든
지루하고 불안한 시점에 반가운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만 줄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 또 감사 드립니다.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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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有]3년 전, 사업이 망해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소식 전합니다.](https://d19e2bh89fu7er.cloudfront.net/96c3a6407e6e49f1b7eb14730ff34084.we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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