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제가 술을 거의 안마시게 된 과정인데요. 어떤분이 글을 올리셔서..
저도 원래는 일년 내내 일끝나면, 쉬는날이면 매일 술을 먹었습니다.
하루도 안빼놓고요. 심할때는, 그게 한 2017년쯤... 그때는 다음날 숙취로
고생할 걸 알면서도 한번 마실 때 마다 소주 세 병 맥주 500미리 두 캔씩
먹어가며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고 그러면서도 멈추질 않았습니다.
어느정도였냐면, 생각보다 돈을 많이 써서 월급통장이 텅 비었는데도
동전 긁어모아서 술을 사먹을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양이 점점 줄어들더니 최근 몇년간은 하루에
소주 두 병 맥주 한캔으로 줄어들었지만 줄어든것과 관계없이
여전히 식사량도 많고 안주로 고칼로리 치킨이나 피자를 선호하다보니
체중도 엄청 늘어나고 건강도 안좋아졌죠.
그런데 어느날 술을 마시다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난 이걸 왜 먹고 있지?'
생각해보면 피곤하다고 먹고, 쉬는날이라고 먹고, 무슨 날이니까
또 먹고, 그런데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아주 가끔, 가뭄에 콩나듯 술을 안마시고 잠들었던 다음날
아침 상쾌하게 일어났던 기억들이 떠올랐어요.
가능하면 그 날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 때부터 술을 잘 안먹게 됐습니다. 이 시기부터 운동도 시작했고요.
결과적으로는 현재 30키로 넘게 감량하고 술을 안먹으니 쓸데없는
콜라나 쵸코파이같은것도 자연스럽게 안먹게 되고요.
보통 저는 숙취떄문에 단걸 찾았거든요.
물론 지금도 먹긴 합니다. 어떤날은 3일 연속 마실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때마다 '여기서 하루 더 마시면 그때로 돌아가는거 순식간인데?'
생각이 들면서 자제하게 되고 안주도 소박한 샐러드와 닭가슴살로 끝내곤 합니다.
아무튼 요새는 술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 제가 정한 날에 정한 시간에만 먹고
그마저도 소주 한 병을 넘진 않습니다. 언젠가는 이것도 안마시게 되겠죠.
물론 제가 일정 확률로 예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실제 그렇게 될 뻔한
적도 많습니다. 그럴때마다 어떤 생각을 장치로 활용합니다.
'아무 일도 없는데 막연히 술을 마시고 싶다고 여기는 것은 내가 알콜의존증이라는
말이고, 이걸 끊어내지 않으면 내 인생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면 곧 술생각이 사라지고 그날 저녁은 운동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하게 됩니다.
게임도 하고요. 특히 이 생각을 가지고 술을 안마시게 된 후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스트레스 받는다고 술을 마시자는 합리화가 사라졌다는겁니다.
일하다가 스트레스 받는날이 한두날이 아닌데, 그걸 모두 술로 풀어버린다면?
결국 별로 스트레스 받지 않은 날도 일이 힘든걸 핑계로 또 마시게 될 뿐입니다.
술이 백해무익하다는 그런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마시는거야 살아온 관성이 있기 때문에 그걸 완전히 끊어낼 수는 없겠지만,
(위에 말씀드렸던 것 처럼 완전히 끊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규칙을 정해놓고
건강쪽에 무게를 둔다면 그때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것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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