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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M
케투
202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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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강사 조남호
영상제목 -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오늘 고1학생에게 이런 질문이 왔어요.
"제 적성은 문과예요. 그런데 요즘 좋다는 대학은 의대, 약대, 치대, 공대 전부 이과네요. 제가 문과로 가는 게 맞는 길인지 궁금합니다."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바로 즉답부터 줄게요.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그냥 가라"


문과의 길, 그냥 가라. 이게 제 즉답입니다.
"선생님 혹시 미래를 다르게 보시나봐요?"
"앞으로 문과가 유망한가요?" 이렇게 얘기할거에요.
저 학생이 만약에 이과에 가고싶다고 했어도 대답은 똑같습니다. "이.과.로.그.냥.가.라"

이게 무슨 말이냐면요, 결국 니가 문과가 좋으면 문과 가시고요. 이과가 좋아서 가슴이 뛰면 이과로 가라는 얘기입니다.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이 사람 이렇게 뻔하고 이상적인 얘기를 이런 시대에 하고있네" 라고 하실 수도 있어요.
또 "이 질문을 한 애는 현실적으로 돈 잘 버는 데는 다 이과라고 고민하고 있잖아요!" 라고 할 수 있어요.

저는 그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팩트폭력 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적인 얘기가 아니에요.
왜 제가 이런 얘기가 현실적이라고 하는지
지금부터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첫번째, 시대는 계속 바뀝니다.
따라가려고 하면 망합니다.

시대를 예측한다? 그건 오만입니다.
세계의 수많은 석학들과 수많은 철학자들이 시도했던 짓이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어요.
그냥 그렇게 말하면 너무 어려우니까
과거의 문, 이과 역사만 얘기해드리겠습니다.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놀라운 얘기 해드릴까요?
이과는 항상 유망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은 단순하게 얘기하지요.
짧고 단순하게 1년만 보고 이과가 기술이 있으니까 좋다고 판단하는데, 웃기는 얘기하지 마십시오.

불과 5~6년 전, 길게 잡아도 10년 전에는 문과가 대세였습니다.

왜 그랬는지 아세요?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그때는 "기술은 배워봤자 돈 버는데 한계가 있다."
"결국 경영자나 마케팅 하는 사람들은 인문학적 관점이 있는 문과다" 이랬어요.

근데 그전 5~10년 전에는 어땠을까요?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산업화시대, 우리나라에 막 공장 생기고 할 때는
기술이 최고라면서 이과가 대세였죠.

근데 또 그 전에는 문과였어요.

그러니까 5~10년마다 한 번씩 문과, 이과가 왔다갔다 합니다.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제가 읽는 세상의 패러다임 중 하나는,

기술의 발전과 인문학의 발전은 늘 엎치락뒤치락 한다는 겁니다.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예를 들자면, 지금 메타버스니 가상현실이니
어마어마한 세상들이 오고 있잖아요.
기술이 엄청 발달했죠?
이제는 진짜 여러분들이 메타버스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초기 기술이지만.
벌써 개발되는 게 안경을 쓰면 이게 현실인지 아닌지
구분 안되는 그런 기술이 개발됐어요.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근데 새로운 세계, 새로운 나라에 뭐가 필요할까요?
거기도 법령이 필요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드리겠습니다. 메타버스 안 캐릭터가 있잖아요. 최근에 캐릭터끼리의 성추행.
캐릭터가 캐릭터를 성추행하는 사건이 일어났어요.

그래서 놀랍게도 미국의 어떤 메타버스 회사는
그 안에서 법을 만들었어요.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캐릭터끼리 10cm 이상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지지 못하는 강력한 규정을 만들었어요.

이게 맞는 걸까요?
전형적인 이과의 접근이라고 비꼬는 댓글도 많아요.
그렇게 캐릭터끼리 떨어져 있게 하면 성추행이 막아지냐? 말로 하는 건 어떻게 할거냐? 이런 의견이 많습니다.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이때 필요한 건 뭘까요?
과연 사이버 세상에서의 성추행이란 건 무엇일까?
이런 걸 개념에 접근하고 법령이나 정책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이때는 기술적인 사람보다 인문학적 관점이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메타버스나 가상현실에서 기술이 극에 달하면
다시 인문학적 수요가 늘 수도 있어요.

아니, 벌써 시작되고 있어요.
최첨단 기술이 있는 회사들이 인문학 전문가들을 뽑고 있어요. 정책 때문에.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여러분들 게임 산업에서 돈을 제일 많이 받는 사람은요,
스토리 만드는 사람이에요. 흔히 세계관을 만든다고 하죠? 세계관을 설계하는 직업들이 있어요.

SM이나 하이브같은 엔터회사에도 세계관 설계자가 있다는 거 아세요? 그분들 돈도 많이 법니다.
왜냐면 요즘 가수들도 세계관이 있어야 하니까요.
BTS 보면 세계관이 웬만한 철학책 뺨치죠?
그걸 만드는 사람들이 누구에요?
인문학을 공부한 사람들이에요.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인문학이 유망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메타버스가 인문학으로 인해 성숙해지면
또 엄청난 기술이 나오겠죠. 그럼 또 기술 개발자로 쏠릴 겁니다.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지금 '네카라쿠배당토' 그러잖아요.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코딩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거죠.
얼마전까지는 모자랐지만 너도나도 코딩하니
공급이 너무 많아서 경쟁률이 떨어집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구하기 힘들었던 개발자들이 많으니
몸값을 낮출 수도 있고요.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다시 말하지만, 제가 옳다는 얘기가 아니라
어떻게 될지 몰라요.

제가 말한 메타버스 세상에서 인문학자들의 몸값이 높아지는 거? 그게 내년일지 내후년일지 모릅니다.
내년 일 수도 있고 어쩌면 오늘일지도 모르죠.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감히 시대를 예측하려는 오만한 짓을 하지 마세요.
시대는 계속 바뀝니다.
이과가 100년 갈 것 같으세요? 문과 세상은 안 올 것 같으세요? 그건 오만입니다. 단순히 1~2년 보고
또는 단순한 추론가지고 오만떨지 마세요.

시대를 따라가려고 하지 마세요. 감히 예측하려고 하지 마세요.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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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두번째, 시대를 이기는 방법은 뭘까요?
시대가 따라오게 만드는 겁니다.

따라가려고 하면 망하니까 따라오게 만드세요.
따라오게 하는 구체적 방법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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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나한테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시대에는 귀를 닫고요.
시대가 언젠가 갑자기 나를 볼 때가 올 겁니다.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예를 들어, 나혼자 철학책을 봅니다.
나를 사랑한다는 게 뭔지, 진짜 self love 가 뭔지 고민해요. 그러다가 갑자기 어느 날 시대가 돌고 돌아서
하이브에서 전화가 옵니다. "이번에 BTS세계관을 만드는데 Love yourself 입니다. 당신이 자아 사랑에 대해 제일 잘 알고 있으니 와주세요." 이렇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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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상적인 얘기 같나요?
여러분들 옛날이나 십년 전쯤에 만화가 한다고 하면 집에서 혼나고 그랬죠?

그런데 지금 웹툰 작가 수입이 1위인 시대에 살고 있잖아요.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그냥 그때도 혼자서 내가 좋아하는 만화를
시대가 어떻게 바뀌든 생각 안하고 혼자 만화 그렸는데
바뀌고 바뀌어서 갑자기 인터넷에 플랫폼이 생겼습니다. 옛날이랑 달라요. 쓱 그려서 올리면 전 세계에서 다 봅니다. 인기 있으면 드라마화 되고요.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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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대를 누가 예측했을까요?
그냥 좋아하는 걸 한 사람이 남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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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나라에서 힙합이 약간 내려가고있지만
여전히 대세죠? 미국도 그렇고요.
그런데 힙합이 언제나 대세였나요? NO.

20년전에 힙합이 엄청 인기 있었다가 잠깐 암흑기를 맞았다가 다시 유행이 반복되다가 힙합이 지금 세상을 정복하고 있어요. 이것도 얼마나 갈지 모릅니다.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여러분 지금 롹 음악 듣는 사람 있어요?
요즘 10대들은 헤비메탈이 뭔지도 모를걸요?
지금 머리기르고 기타치면서 악쓴다고 생각해봐요.
촌스럽죠? 하지만 갑자기 시대정신에 맞으면 다시 유행이 올 수 있어요.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여러분이 롹 음악이 너무 좋으면 계속하세요.
시대가 돌고 돌다가 다시 유행이 올 겁니다.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제 사업도 그래요. 저번에 서울대 후배를 만났는데
저한테 이런 사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냈냐고 하더라고요.

저는 경제 잡지를 보며 트렌드를 읽어서 잘 된 게 아니에요. 그냥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걸 했을 뿐인데
잘된거에요. 분석같은 거 하지도 않았어요.
그러다 시대를 잘 만나서 지금 매출을 올리고 있죠.

근데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행복입니다.

내가 만화를 좋아하면 만화를 그리는동안 행복하잖아요.
저는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사람들에게 쩌듦이 느껴져요. 진짜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그런 것.
저도 계속 강의하는 거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근데 왜 이렇게 강의하는지 아세요?

재밌으니까.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너무 재미있어요.
돈을 못 벌어도 최소 행복했겠죠.

이거보고도 응아니야ㅋㅋ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사세요. 그리고 하버드 나온 사람들도 못하는 시대 예측을 해보세요.

이과 전성시대에 문과 선택이 괜찮을까요?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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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측자가 되려고 하지 마세요.
무모합니다.
나 이해자가 되세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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